
[BLUE GUARDIAN =글 양경준 기자, 사진 블루가디언 제공]
2025 KUSF 대학농구 U리그 상반기를 3위라는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고 여름방학을 맞이했다. 모든 팀들이 더위를 피해 휴식을 취하는 시기였으나 중앙대학교(이하 중앙대) 농구부의 여름은 어느 팀보다 뜨거웠다. 새로운 역사를 써낸 중앙대의 여름,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글과 함께 톺아보자.

2025 KOREA 3X3 올팍투어 시즌1(이하 올팍투어)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올팍투어에 참가했던 중앙대였다. 우승팀에겐 국제대회 출전권과 상당한 금액의 상금이 주어진다. 다양한 팀들이 참가한 가운데, 작년 못지 않게 올해도 뜨거운 열기를 자랑했다. 특히 중앙대는 윤호영 감독이 중앙대 선수로 참가함을 밝히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중앙대의 예선 경기는 19일에 펼쳐졌다. 첫 상대는 COSMO로 모두 일반인 아마추어 선수로 팀을 꾸렸다. 그러나 일반인 팀이라고 방심할 수 없었다. 경기 초반, COSMO가 점수 리드를 가져가며 중앙대 선수들을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중앙대 선수들은 익숙하지 않은 볼 크기와 룰 등으로 인해 3X3에 아직 적응하지 못한 듯 보였다. 중앙대에게 찾아온 위기에 윤호영 "선수"가 해결사로 등장했다. KBL 레전드다운 노련미로 경기를 풀어가며 역전에 성공했고, 점수차를 벌렸다. 고찬유와 서정구가 득점에 가세한 중앙대는 COSMO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18:15의 스코어로 승리했다.
첫 경기에서 승리한 중앙대의 다음 상대 또한 일반인 아마추어 선수로 구성된 스포츠앤컴퍼니였다. 고찬유와 정세영이 외곽슛을 터뜨리고 서정구가 컷인에 이은 득점에 성공하며 중앙대 선수들은 3X3 농구에 완벽히 적응한 듯 보였다. 그러나 스포츠앤컴퍼니는 많은 경험에서 비롯된 경기 운영으로 중앙대를 바짝 추격했다. 몸싸움 우위를 살린 스포츠앤컴퍼니는 포스트업을 통해 차근차근 득점을 올렸다. 그러자 중앙대는 뜨거웠던 득점력이 소강 상태에 들어서며 달아나지 못했고, 결국 1점차까지 허용하고 말았다. 또 다시 찾아온 위기에 이번엔 고찬유가 해결사로 등장했다. 자신감 있게 시도한 2번의 2점슛이 모두 림을 통과하며 22점을 기록한 중앙대가 승리했다.
2승을 달성하며 결선에 진출한 중앙대는 조선대학교(이하 조선대)를 상대했다. 몽골 국적 선수들을 출전시키며 전력을 보강한 조선대는 3분만에 2점슛 4개를 적중시키며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에 중앙대는 1점 위주로 공격을 시도하며 차근차근 조선대를 따라갔다. 득점 공방전이 이어지던 가운데 균형을 무너뜨린 것은 정세영의 손끝이었다. 적극적인 리바운드 참여에 이은 풋백 득점과 2점슛 득점을 이어간 정세영은 약 2분만에 8득점을 올렸다. 정세영의 활약으로 중앙대는 21점을 기록하며 경기를 조기에 종료시켰다.
기분 좋게 올라간 결선 4강, 중앙대를 기다리고 있던 팀은 COSMO였다. COSMO를 상대로 예선에서 이긴 전적이 있었으나, COSMO는 멤버를 교체하며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COSMO는 컷인 움직임으로 중앙대 수비의 빈 공간을 노렸고, 적극적 림어택으로 내곽을 공략했다. 중앙대는 빠르게 팀 파울 이슈에 시달리며 경기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진현민과 고찬유가 시도한 2점슛이 림을 적중하고 서정구가 골밑 득점에 성공하며 끝까지 추격했으나, COSMO는 팀파울로 얻어낸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키며 21점을 기록했고, 중앙대의 올팍투어 일정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제41회 MBC배 전국대학농구 상주대회(이하 MBC배)
7월 7일, 중앙대의 MBC배 일정이 시작됐다. 중앙대는 A조로 성균관대학교(이하 성균관대)와 조선대, 건국대학교(이하 건국대)와 본선을 두고 겨뤘다. 중앙대는 성균관대를 상대한 예선 첫 경기부터 연장에 돌입하는 혈투를 벌였다.
경기 초반, 순탄하게 리드를 잡은 중앙대였다. 그러나 이후 야투난조와 턴오버 이슈에 시달리며 동점까지 내어줬고, 좋지 않은 흐름은 연장까지 이어졌다. 고찬유가 34득점 11리바운드 3스틸, 서지우가 11득점 11리바운드로 두 명이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분전했으나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예선 첫 경기부터 패배의 쓴맛을 본 중앙대는 마음을 다잡고 다음 경기 승리를 다짐했다.
이어진 조선대와의 경기는 43점차 중앙대의 손쉬운 승리였다. 체력 안배를 위해 엔트리 전원이 출전하며 로테이션을 돌렸고 4분 출전한 정세영을 제외, 나머지 멤버들이 모두 득점에 성공했다. 특히 4쿼터부터 출전해 3점슛 4개 중 3개를 적중시키며 11득점을 올린 이현석의 깜짝 활약이 돋보였다.
예선의 마지막 경기, 상대는 건국대였다. 1승 1패를 기록한 양팀은 이번 경기 승리 여부에 따라 본선에 진출할 팀이 결정됐기에 승리가 간절했다. 결과는 중앙대의 76-55 승리로 끝났다.
2쿼터 종료까지 동점을 유지하며 치열한 단두대 매치를 이어간 양팀은 3쿼터 이후로 균형의 추가 무너졌다. 3쿼터에 들어서 고찬유의 13득점과 적재적소에 등장한 도움 수비로 건국대와 격차를 벌렸다. 좋은 분위기는 4쿼터까지 이어졌고, 리드를 놓치지 않은 중앙대는 본선을 확정지었다. 고찬유가 33득점 9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했고, 프레디를 0득점으로 묶은 서지우도 12득점 7리바운드로 활약했다.
중앙대는 예선 탈락 위기에서 건국대전 승리로 2승 1패를 기록하며 간신히 본선에 올라왔고, 4강행 티켓을 두고 경희대를 상대했다. 결과는 중앙대의 무난한 승리로 끝났다. 3쿼터에 잠시 흔들렸으나 고찬유와 정세영이 활약하며 시종일관 리드를 유지한 중앙대였다.
4강 상대는 MBC배 34연승을 달리며 35연승 신기록까지 1승을 남겨놓은 고려대학교(이하 고려대)였다. 유니버시아드 출전으로 전력 손실이 있던 고려대였으나 부상에서 복귀한 문유현을 투입하며 전력을 보충했다. 그럼에도 주눅들지 않은 중앙대는 막상막하의 경기력을 선보였고, 4쿼터 아찔한 시소게임 끝에 승리를 쟁취했다.
이번 경기는 고찬유의 짐을 덜어준 팀원들의 역할이 컸다. 중앙대는 2,3쿼터 고찬유를 향한 집중 수비를 김휴범, 정세영의 외곽 득점과 이경민, 진현민 등 다른 팀원들의 득점으로 풀어나갔다. 고생해준 팀원들에게 보답하듯 고찬유는 4쿼터 클러치 상황, 어려운 자세에서 시도한 3점슛이 림을 통과하며 승기를 굳혔다. 모두가 제 역할에 최선을 다한 중앙대는 고려대를 격파할 수 있었다.
MBC배 우승까지 단 한 걸음, 앞을 가로막은 것은 연세대학교(이하 연세대)였다. 모두가 주목하는 가운데, 양팀은 정말 결승전다운 경기를 펼쳤다. 승패가 정해지기에 40분은 부족했고, 치열한 승부는 2차 연장까지 이어진 끝에 종료됐다. 끝에 웃은 건 중앙대였고, 이는 그야말로 예상치 못한 청룡의 비상이었다.
1쿼터를 5점차 열세로 마무리하며 불안하게 출발한 중앙대였으나 2쿼터에 본모습을 되찾은 중앙대는 흐름을 가져왔다. 이후 누구도 확실한 리드를 잡지 못했고 1차 연장전까지 원포제션 시소게임이 이어졌다. 2차 연장에서 4점차 리드를 가져간 연세대였으나 고찬유가 자유투를 비롯해 연속 5득점을 성공하며 점수를 뒤집었다. 중앙대의 미래를 책임질 에이스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이토록 에이스가 빛날 수 있음에는 뒤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한 그림자의 몫도 있었다. 53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처럼 빛과 그림자의 조화를 통해 중앙대는 이번 여름, 15년만에 MBC배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