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 GUARDIAN=글 김민준 기자, 사진 블루가디언 제공]
중앙대학교는 올 한해 KUSF 대학야구 U-리그 준우승을 포함해 제80회 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 조별리그 탈락, 제59회 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대회 16강, 2025 KUSF 대학야구 U-리그 16강이란 아쉬운 성적을 거뒀지만, 천정민의 KIA 타이거즈 입단이라는 기쁜 소식을 끝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늘 그렇듯 끝은 오기 마련이다. 한 점에 웃고 울던, 치열했던 시즌이 끝나고 나면 차가워진 날씨가 우리들의 마음을 대변이라도 하듯 허전함이 밀려오곤 하지만, 내년에 대한 기대감과 간간이 들려오는 소식들은 다음 시즌을 기다리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어느덧 2025년의 끝자락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지금, 희로애락이 깃들었던 야구부와의 추억을 마음 한편에 간직하기 전에, 길고도 뜨거웠던 중앙대의 2025시즌을 함께 톺아보자.
2025시즌 전 프리뷰
2025시즌 개막을 앞두고 중앙대 야구부에는 큰 변화의 바람이 불어왔다.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에서 선수 생활을 거친 김준 감독이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하며 팀에 변화를 예고했고, 류지훈(52), 왕지훈(25), 이승재(41), 임승호(5), 임주성(12), 정동현(31), 정윤재(19), 정은성(3)이 신입생으로 합류해 힘을 보탰다.

▲중앙대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준 감독
쾌조의 출발
중앙대의 시즌은 4월 3일 보은스포츠파크에서 열린 유원대학교와의 경기와 함께 시작됐다. 김준 감독은 자신의 대학야구 데뷔 무대에서 선발투수로 김성주(11)를 낙점했고, 김성주(11)는 5이닝 2실점이란 준수한 피칭으로 그 믿음에 보답했다. 연속된 안타와 상대의 실책, 볼넷 등으로 5회말에만 6점을 얻어 승기를 잡았고, 불펜도 더 이상의 실점 없이 12-5로 경기를 끝마쳐 승리로 개막전을 장식했다. 타석에서는 유채운(14)이 3타수 2안타 4타점 2득점으로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했다.

▲중앙대의 1선발 김성주(11)
5연승 질주
개막전 승리를 거둔 뒤 이어지는 경기에서는 패배했지만, 그 후 중앙대는 내리 5연승을 하며 신바람 야구를 이어갔다. 개막전에서 좋은 출발을 한 김성주(11)가 이번에도 5.1이닝 1실점으로 5연승을 견인한 시발점 역할을 했고, 5연승 기간 동안 임승호(5)의 끝내기 적시타, 허준호(16)의 4이닝 5K 무실점 피칭, 김재현(18)의 7이닝 3K 1실점과 김천대를 상대로 22-0의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는 등 타선에서의 집중력 또한 돋보였다. 나머지 3경기에서는 1승 2패로 마무리하며 총 7승 3패로 U리그 준우승을 차지했다.

▲김동휘(34)가 타석에 들어선 모습
<5연승 기간 주요선수 성적>
김성주 8이닝 5K 4실점
김재현 8.2이닝 5K 4실점
김도윤 7.1이닝 14K 5실점
허준호 8이닝 11K 0실점
임승호 15타수 9안타 7타점 11득점 3볼넷
이준서 23타수 10안타 8타점 9득점 1볼넷
유채운 17타수 7안타 6타점 5득점 3볼넷
김동휘 16타수 7안타 7타점 7득점 2볼넷
천정민 15타수 5안타 6타점 7득점 6볼넷
아쉬운 성적을 거둔 토너먼트
한양대, 경민대, 사이버외대, 경성대, 고려대와 함께 J조에 편성된 중앙대는 조별리그를 무난히 통과할 것이라는 전망을 받았다. 그러나 첫 경기부터 한양대에 0-3으로 패하며 예상 밖의 불안한 출발을 보였고, 이후 2연승으로 흐름을 되찾는 듯했지만 고려대와 경성대에 연달아 패해 결국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봤다.
이어진 대통령기에서는 김천대와 경희대를 차례로 꺾으며 반등을 노렸지만, 16강에서 투수진이 흔들리며 신안산대에 패해 밀양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왕중왕전에서도 용인예술과학대를 제압했으나 다음 경기에서 고개를 숙이며 아쉽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천정민(1)
긍정적 요소와 부정적 요소
U리그 준우승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둔 만큼 긍정적인 요소도 많았다. 필자가 뽑은 긍정적인 부분은 다음과 같다.
1. 화끈한 공격력 & 신입생들의 맹활약
2. 계산이 서는 투수 운용
가장 먼저 화끈한 공격력이다. U리그 10경기 동안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경기가 무려 5경기나 되고, 무득점 경기가 없었을 만큼 꾸준한 득점력을 보여줬다. 팀 출루율은 단국대에 이어 0.456으로 2위를 차지했고, 장타율은 0.610으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공격력의 중심에는 신입생들이 있었다. 임승호(5)가 32타수 15안타 3홈런 타율 0.469를 포함해 무려 1.554 라는 엄청난 ops를 기록해 타선을 이끌었으며 한화이글스배 고교 VS 대학 올스타전에 대학 올스타로 선발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왕지훈(25) 또한 38타수 13안타 1홈런, 0.342의 타율을 기록했다. 마운드에서는 정동현(31)이 빠른 구속을 앞세워 3경기에 출전해 가능성을 보였다.
▲주축 선수들과 신입생들의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주는 지표(자료 출처: KUSF)

▲대회에서 맹활약을 펼친 임승호(5)
다음은 계산이 서는 투수 운용이다. 김준 감독은 김성주(11)와 허준호(16)로 이어지는 2선발 체재를 계획해 시즌을 풀어나갔고, 김재현(18)을 선발이 일찍 내려가게 되면 등판하는 롱릴리프 역할로 기용해 변수에 대비하기도 했으며 선발로도 등판시키는 등 유동적으로 경기를 이끌어갔다. 또. 김도윤(17)과 정동현(31), 이승현(10) 등도 불펜에서 힘을 보탰다.

▲허준호(16)
반면 아쉬운 점도 분명 존재했다. 바로 단기전에서의 집중력이다. U리그에서 좋았던 흐름이 단기 토너먼트까지 이어지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왕중왕전을 진행하는 동안 출루율은 0.300을 기록해 25팀 중 23위에 위치했고, 장타율 또한 0.211로 24위에 오른 것이 클러치 상황에서 득점을 올리지 못한 채 답답한 경기를 이어나가게 된 원인으로 작용했다. 왕중왕전 마지막 경기인 동국대학교와의 경기에선 9회까지 안타가 단 2개에 그치기도 했다.
▲중앙대의 왕중왕전 성적(자료 출처: KUSF)
그 외에도 주축 선수들이 컨디션 난조로 정상적인 상태에서 경기에 임하지 못한 것 또한 아쉬움으로 남았다.
천정민(1)의 KIA 타이거즈 입단
시즌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천정민(1)의 프로 입단 소식이 들려왔다. 천정민(1)이 KIA 타이거즈와의 육성선수 계약을 통해 프로무대로 향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게 된 것이다. 준수한 컨택 능력과 빠른 발을 가지고 있어 출루율을 끌어올린다면 향후 기아의 테이블 센터진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코너 외야수뿐만 아니라 중견수까지 소화할 수 있는 멀티성을 보유하고 있어 팀의 뎁스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이다. 특히나 중앙대에서는 리드오프로 경기에 출전하며 이번 시즌 타율 0.326, 장타율 0.581, 출루율 0.463라는 인상적인 성적을 기록하는 등 높은 OPS를 보여주었다.
▲천정민(1)의 2025 U리그 통합 성적(자료 출처: KUSF)
또한 주장으로서 솔선수범하는 태도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 이러한 꾸준함과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하는 강점을 바탕으로 2군에서 더욱 기량을 가다듬어, 앞으로 기아의 외야 뎁스를 강화하는 핵심 자원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KIA 타이거즈의 천정민
신입생들이 보여준 잠재력과 활약은 다음 시즌을 기대하기에 충분했고, 김준 감독 또한 중앙대에서 2년차를 맞이하는 만큼 팀에 자신의 색을 입히고 전력을 더욱 끌어올릴 준비를 마쳤다. 올 한해 중앙대를 이끌었던 4학년 선수들은 각자의 길을 향해 여정을 떠나지만, 남아있는 선수들과 새로 합류할 신입생들의 조화를 통해 그 공백을 효과적으로 메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
시즌은 비록 막을 내렸지만, 선수들의 시간은 멈추지 않고 계속된다. 이미 저마다의 방식으로 다음 시즌을 위한 준비가 조용히 시작되었고, 그 과정에서 쌓여갈 땀방울은 또 다른 성장을 향한 밑거름이 되어 단단해질 내일을 만들어갈 것이다. 끝으로, 쉼 없이 자신을 갈고닦을 중앙대 선수들에게 격려의 응원과 지속적인 관심이 더해져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한 겨울이 되기를 바란다.
